미녀는 괴로워, 여성의 미에 대한 고찰

2020. 7. 10. 14:53예술

로뮤토피아는 여성의 미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중세 시대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는 미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비례가 필요하고, 완전해야 하고, 눈부시게 빛나는 색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믿었다. 그러므로 모든 존재가 모든 부분을 다 가지고 있지 못한 것, 즉 불구인 신체는 추하다고 생각했다. 중세에는 육체와 연결되어 있는 모든 것들을 의심의 눈으로 보았고, 세속적인 아름다움의 덧없음을 중요하게 생각했으며, 쾌락을 경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가들은 빛과 색채를 통해 여성의 아름다움을 드러내기를 서슴치 않았다.

 

 

"미(美)는 예술의 궁극적 원리이며 최고의 목적이다."

괴테

 

 

<보티첼리, 비너스의 탄생, 1482년경>

 

 

미란 무엇이며 어떤 사회적 관습이 인체를 아름답다고 표현할 수 있게 할까?

 

비너스(아프로디테)는 가장 아름다운 여성이다. 비너스는 신화의 재해석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이미지이다. 많은 예술가들이 다양한 비너스를 창조했다. 시대에 따라 관능적이기도 했고, 불완전하기도 했고, 파격적이기도 했다. 보티첼리는 비례보다는 신적인 미에 접근할수록 더욱 빛나는 아름다움이 드러난다고 믿었다.

 

 

<티치아노, 우르비노의 비너스, 1538>
<보티첼리, 봄, 1477-1478>

 

 

이 시기의 작품들은 빛과 색채가 가득하다. 보티첼리는 우아한 곡선과 완벽한 색의 대비를 통해 대상을 부각시켰다. ''에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이 등장한다. 여신들의 완벽한 여성미가 돋보인다. 여신들은 환한 분위기 속에서 자체적인 광채를 발산한다. 제일 오른쪽에 있는 여성이 대지의 님프인 클로리스이다. 바로 옆은 바람의 신인 제피로스에게 납치되어 강제로 결혼한 클로리스가 꽃의 여신 플로라로 변한 모습니다. 그러므로 클로리스와 플로라는 같은 존재이다. 가운데 붉은 옷을 입고 있는 여성이 사랑의 여신 비너스이다. 비너스의 모델은 보티첼리가 사랑했던 여성 시모네타이다. 그림 속의 여신들은 당시 가장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금발, 상아색 피부, 우아함을 보여준다.

 

 

"미에는 객관적 원리가 없다."

칸트

 

 

르네상스 시대의 여성들은 화장품을 사용했다. 머리는 금색(때로는 붉은 색)으로 물들이고, 금은 세공품으로 치장했다. 여성들은 아름답게 치장하고 화려한 유행을 따라갔지만 정신적으로는 자유 7과목에 적극적으로 참가했다. 자유 7과목은 로마제국이 통치하던 시대에 구체적인 학문과목으로 인정된 것으로서 음악, 기하, 산술, 천문, 문법, 수사, 논리 등이 있다. 자유 7과목은 중세에서 교육의 기본틀이 되었다. 그녀들은 외적으로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지적인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당시의 여성들은 철학적이고 논리적인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티치아노, 플로라, 1515-1517>

 

 

때로는 공개적으로 드러나는 여성의 육체를 대조를 통해 돋보이게 하는 화법이 유행하기도 했다. 벨라스케스의 등을 돌리고 있는 비너스는 거울을 통해서만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있다. 인위적이지만 아름답다. 그녀들은 이기적이고, 개인적이고, 신비스롭고, 알 수 없는 존재로 표현된다.

 

 

 

<벨라스케스, 거울을 보는 비너스, 1650년경>

 

 

16세기와 17세기를 거치면서 작품의 대상으로서의 여성은 다시 옷을 입게 된다. 인위적 요소가 더 가미되기 시작한 것이다. 작품 속의 여성들은 감정이 없다. 엄격한 칼뱅의 도덕주의 속에서 실용성과 유용성을 결합한 새로운 방식의 미가 탄생한다. 여성들은 집안일을 잘 하면서 동시에 관능적이고 매혹적인 여성이어야만 했다. 당시의 시대상은 엄격한 도덕과 세속적 자유분방함이라는 이중적인 가치에 의해 지배되었다.

 

 

<얀 스텐, 어린이들의 식사, 1660년경>

 

 

"아름다움이란 전혀 장식을 하지 않았을 때 가장 훌륭하게 장식된다."

피네이즈 플레처

 

 

시대가 변화하면서 여성상도 변해갔다. 바로크적인 귀부인을 대체한 여성들은 덜 육감적이지만 관습으로부터 자유로워졌음을 표현하고 있다. 코르셋은 사라졌고, 머리카락은 자유롭게 풀어헤쳤다. 이 시기에는 열정적인 내면의 시선으로 미를 바라보았다. 감정은 더이상 정신의 동요가 아니라 어떤 종류의 능력이 되었다. 미는 이성적이거나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그 자체를 무관심한 태도로 좋아하는 것이다. 낭만주의는 미를 확장시켜 미 자체와 일치시킨다.

 

 

<조지 롬니, 키르케 같은 해밀턴 부인, 1782년경>

 

 

미는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이다. 우리는 다양한 정보를 조합해서 그것들을 우리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바라본다.

 

 

"눈부실 만큼 아름다운 것이 언제나 좋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좋은 것은 언제나 아름답다."

니농 드 랑크로

 

 

로뮤토피아의 미녀는 괴로워, 여성의 미에 대한 고찰이었습니다.

 

로뮤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wM6lGNhPujE

<참고>

 

움베르토 에코, 미의 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