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 5. 12:36ㆍ1분책
능력주의는 우리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제공할까?
세계 최고의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에도 입시비리가 있다. 2019년 33명의 부유한 학부모들이 명문대에 자녀를 집어넣기 위해 입시부정을 저질렀다. 음모의 중심에는 윌리엄 싱어라는 악덕 입시상담가가 있었다. 그는 돈을 주고 답안지를 조작해 성적을 부풀리고 가짜 특기생을 만들기도 했다. 그의 입학 서비스 요금은 매우 비쌌다. 그는 8년간 총 2,500만 달러를 챙겼다.
부당한 방법으로 앞서가는 것을 허용하다.
평범한 사람들은 분노했다. 늘 평등을 주장하던 엘리트들이 위선을 행했기 때문에 더 분노했다. 그들의 위선은 누군가의 기회를 빼앗아갔다.
부자들만을 위한 입시는 있을 수 없다.
사회 전반에 부정의가 만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방검사는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여러 대학들이 동문의 자녀나 관대한 기부자의 자녀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 그저 그런 성적으로도 하버드에 입학할 수 있는 것이다.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 150만 달러를 기부했다. 트럼프의 자녀인 도널드 트럼프 2세와 이방카는 그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멍청한 자들은 뒷문과 옆문으로 들어간다.
간당간당한 성적의 지원자들은 거액의 기부 덕분에 뒷문으로 대학에 들어간다. 입시상담가 윌리엄 싱어는 보다 가성비가 뛰어난 옆문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활용했다. 거액의 기부보다 뇌물 건네기와 시험성적 조작하기가 더 확실하게 입학을 보장해주기 때문이다.
뒷문과 옆문의 차이는 무엇일까?
돈이 들어가는 것에는 차이가 없지만 뒷문은 합법적이고 옆문은 불법적이다. 옆문으로 들어가는 것은 사기와 위조이다. 합법성의 여부를 제외하고 옆문이 더 나쁜 이유는 사용되는 돈이 특정한 사람의 주머니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무엇이 공정인가?
능력에 근거한 입시제도는 정문이다. 정문은 노력하는 만큼 해낼 수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 오직 능력과 실력으로만 입학할 수 있다. 그러나 실체를 들여다보면 정문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도 돈이 필요하다. 대학입학을 위한 표준화된 시험은 부모의 경제력과 관계가 있다. 실제로 SAT 점수와 수험생 집안의 소득은 비례관계를 보여준다.
스펙을 위해 아낌없이 돈을 쓰다.
부자 부모는 사설 입시 카운슬러를 고용해 입시 스펙을 만든다. 무용, 음악 레슨을 받게 하고 엘리트 체육을 익히게 해준다. 해외봉사활동도 알선해준다. 이러한 일들은 부유한 부모가 자녀를 명문대에 입학시키기 위해 벌이는 돈이 많이 드는 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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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의 부자들이 가는 대학
아이비리그 대학생의 2/3 가량은 소득 상위 20% 이상 가정의 출신이다. 프린스턴과 예일에는 미국의 소득 하위 60% 출신 학생보다 상위 1% 출신 학생이 더 많다. 부자 부모를 둔 학생은 날개를 달고 정문으로 날아들어갈 수 있다.
능력주의는 환상이다.
사회 전반에 불평등은 존재한다. 고등교육은 능력주의를 따르지 않고 있고 따르지 못하게 한다. 능력과 재능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성공은 불평등을 야기시키고 사회를 분열시킨다.
우리는 모두 함께일까?
이 시대의 성공은 교육을 통해 세계경제환경에서 경쟁하고 이길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데 달려있다. 그러므로 교육의 기회는 균등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교육을 통한 성공은 ‘정점에 선 사람은 그만한 노력의 결과로 성공을 얻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즉 뒤처진 사람들에게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공정한 능력주의를 실현할 수 있을까?
불공정은 불편한 진실이다. 더 불편한 사실은 명문대를 들어가기 위해 치열한 혈투를 벌이고 있는 현상이다. 우리는 어디에 발을 들여놓느냐에 따라 삶의 많은 것이 결정된다고 믿는 세상에 살고 있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면 향후에 기대할 수 있는 것이 더 많아진다.
불평등한 사다리의 탐욕
인간의 탐욕은 끝이 없다. 부자 부모는 자녀에게 부를 물려주면 그것만으로도 족하다. 그러나 그들은 그 이상을 원한다. 간판이 줄 수 있는 능력의 지표를 원한다. 그러나 그렇게 부여받은 지표가 스스로에게 긍지를 느끼게 할지는 의문스럽다. 삶은 단타가 아니라 장타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공동선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시점이다.
ⓒ로뮤토피아
<참고>
마이클 샌델, 공정하다는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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