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뮤토피아(66)
-
자폭하는 속물들
푸대접을 받은 부자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는 속물근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인물이 등장한다. 남루한 옷차림을 한 부르주아 내레이터는 생루 후작과 만나기 위해 고급 식당에 간다. 직원들은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그를 푸대접했다. 몇 분 뒤 후작이 도착하자 내레이터는 순식간에 별 볼 일 없는 사람에서 대접받을만한 사람으로 가치가 상승한다. 지배인은 최고의 예우를 다해 그를 모신다. 속물의 근성 ‘속물근성(snobbery)’은 1820년대에 영국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의 대학에서 일반학생과 귀족자제를 구분하기 위해 이름 옆에 ‘작위가 없다(sine nobilitate)’라고 적어놓은 관례에서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높은 지위를 갖지 못한 사람을 의미했지만 현대에는 정반대의 의미를 가지게 되..
2020.12.13 -
청년이 절망하는 나라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가? 우리는 분노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사회는 양극화되고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청년들은 절망에 빠져 분노하고 있다. 명목상의 세습신분제도는 철폐되었다. 이제 양반이나 귀족은 없다. 현대사회는 능력주의 사회이다. 열심히 노력하면 그 댓가로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고 그 믿음이 삶의 원동력이 되었다. 또 다른 방식의 귀족사회 세습신분제도는 사라지지 않았다. 또 다른 방식의 세습신분제는 존재하고 있다. 엘리트 중심의 승자독식사회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자녀들에게 물리적 자본뿐만 아니라 인적자본의 축적을 통해 사회적 지위를 물려주려고 한다. 가난한 사람은 적어도 빈부격차는 많은 사회 과거에 비해서 절대적 빈곤율은 낮아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밥은 먹고 산다. 그..
2020.12.11 -
죽음을 망각하다
우리는 죽음을 망각하고 터부시 하는 문화에 익숙하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는 죽을 것이기 때문에 잘 살아야 한다는 말은 너무 진부한 읊조림처럼 들린다. 경계선에 서 있는 사람들 자살환자, 자살충동에 빠져 생명을 끊으려는 사람, 심각한 자살생각을 품고 있거나 그것을 행동에 옮기기 위해 적절한 수단을 찾고 있는 사람 등은 모두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서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위험에 빠진 사람들이다. 우리는 그들을 도와야 할까? 죽고 싶다는 마음의 중심에는 상실감이 있다. 공허함도 나 자신이 없다는 상실감이고, 일로 인한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허무함도 상실감이고, 관계에 치인 상처도 상실감이다. 심리학을 연구하는 루시 혼은 인간에게는 회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고 말한다. 자신의 삶이 끔찍한 방향으로 틀어졌을..
2020.12.10 -
죽음을 망각하다
우리는 죽음을 망각하고 터부시 하는 문화에 익숙하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는 죽을 것이기 때문에 잘 살아야 한다는 말은 너무 진부한 읊조림처럼 들린다. 경계선에 서 있는 사람들 자살환자, 자살충동에 빠져 생명을 끊으려는 사람, 심각한 자살생각을 품고 있거나 그것을 행동에 옮기기 위해 적절한 수단을 찾고 있는 사람 등은 모두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서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위험에 빠진 사람들이다. 우리는 그들을 도와야 할까? 죽고 싶다는 마음의 중심에는 상실감이 있다. 공허함도 나 자신이 없다는 상실감이고, 일로 인한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허무함도 상실감이고, 관계에 치인 상처도 상실감이다. 심리학을 연구하는 루시 혼은 인간에게는 회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고 말한다. 자신의 삶이 끔찍한 방향으로 틀어졌을..
2020.12.10 -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우리나라에는 돈을 주고 좋은 꿈을 사는 문화가 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타인을 통해 꿈을 사지 않고 직접 꿈을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이상한 백화점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제 무슨 꿈을 꾸었니? 우리는 잠을 자면서 많은 꿈을 꾼다. 정신의학과 심리학에서는 무의식을 탐구하고자 할 때 꿈을 분석한다. 자신을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꿈도 있고, 개똥 같은 꿈도 있다. 꿈 백화점은 이 모든 꿈을 다른 방식으로 의미 있게 만든다. 인간으로서 최선의 해석은 자신의 꿈이 무의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꿈 백화점에서는 꿈이란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깨닫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것이 시작이라고 말한다. 꿈 백화점의 역할은 꿈을 통해 소망을 시작하게 하는 것이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서는 ..
2020.12.07 -
넌 공정한 사회에 살고 있니?
능력주의는 우리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제공할까? 세계 최고의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에도 입시비리가 있다. 2019년 33명의 부유한 학부모들이 명문대에 자녀를 집어넣기 위해 입시부정을 저질렀다. 음모의 중심에는 윌리엄 싱어라는 악덕 입시상담가가 있었다. 그는 돈을 주고 답안지를 조작해 성적을 부풀리고 가짜 특기생을 만들기도 했다. 그의 입학 서비스 요금은 매우 비쌌다. 그는 8년간 총 2,500만 달러를 챙겼다. 부당한 방법으로 앞서가는 것을 허용하다. 평범한 사람들은 분노했다. 늘 평등을 주장하던 엘리트들이 위선을 행했기 때문에 더 분노했다. 그들의 위선은 누군가의 기회를 빼앗아갔다. 부자들만을 위한 입시는 있을 수 없다. 사회 전반에 부정의가 만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방검사는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
2020.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