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아기를 왼쪽 가슴에 안는 이유

로뮤토피아는 엄마와 아기에 대한 특별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여러분은 어린 아기였던 시절을 기억하고 있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린 아기였을 때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 기억은 우리의 잠재의식에 남아 평생동안 우리의 삶에 영향을 끼친다. 그 시절의 따뜻한 사랑은 인간을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해주는 거름과 같은 역할을 한다. 그토록 무한하고 조건없는 사랑은 어머니로부터만 가능하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위대하다.

 

<클림트, 여자의 세시기, 1905>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들었다."

정채봉, 류시화

 

 

1950년대 말 심리학자 리 솔크는 엄마들의 독특한 특성에 주목했다. 대부분의 엄마들은 아기를 안을 때 아기의 머리가 왼쪽 가슴에 오도록 안는다. 오른손잡이 산모 중 83%, 왼손잡이 산모 중 78%가 아기를 왼쪽 가슴에 안는다.

 

인간과 침팬지, 인간과 원숭이와의 관계성, 유사성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있다. 솔크는 어미원숭이가 왼쪽 가슴으로 새끼원숭이를 안고 있는 모습을 보고, 인간도 그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의문을 풀기 위해 출산한 산모들을 관찰하기 시작한다. 80%의 산모가 아기를 왼쪽 가슴에 안았다.

 

<엄마원숭이와 아기원숭이>

 

서구의 그림이나 조각에는 엄마와 아기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 많다. 작품 속에서도 아기를 왼쪽 가슴에 안고 있는 경우가 80% 정도였다. 성모마리아와 아기예수를 표현한 작품들도 마찬가지였다.

 

<얀 마뷰즈, 성모마리아와 아기예수, 1522>

<디에릭 보우츠, 성모마리아와 아기예수, 1455-1460>

<야코벨로 델 피오레, 성모마리아와 아기예수, 1410>

<부게로, 피에타, 1876>

 

왜 엄마는 아기를 왼쪽 가슴에 안았을까?

 

인간은 모두 두 개의 가슴을 가지고 있다. 왼쪽 가슴에만 있는 특별한 것은 무엇일까? 아주 특별한 경우에는 오른쪽에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왼쪽 가슴에 이것을 갖고 있다.

 

<심장 이미지>

 

우리가 가장 많이 주고받는 이모티콘, 하트...심장이다. 우리는 왜 하트를 빈번하게 주고받을까? 인간의 감정과 애정을 표현해주기 때문이다. 아기와 마찬가지로 강아지들도 왼쪽 가슴에 안아주면 잘 잔다. 인간, 원숭이, 개 등 모든 살아있는 생물은 심장 가까이에 안아주면 좋아한다.

 

인간은 엄마의 뱃속에 있을 때부터 살아있는 생명체이다. 엄마가 듣는 것을 함께 듣고, 함께 먹고, 함께 잔다. 임신 6개월경부터 아기는 주변의 소리를 듣게 되는데 가장 가까이에서 들려오는 것이 엄마의 심장소리이다. 엄마의 규칙적인 심장소리는 뱃속 아기의 세상에서는 배경음악이 된다. 그래서 세상 밖으로 나와서도 심장소리를 들으면 안정이 되고, 보채는 아기의 등을 손바닥으로 규칙적이게 두들겨주면 금새 안정이 된다. 아기는 무의식적으로 심장소리를 찾아간다. 심장소리를 안정적으로 듣는 아기는 더 잘 먹고, 더 잘 자라고, 잘 울지 않는다. 물론 이 가설에 의문을 제기하는 학자들도 있다. 모든 이론들이 그러하다. 그러나 엄마와 아기가 심장소리로 연결되어 있다는 관점은 꽤 설득적이다.

 

<부게로, 캐서린 장미, 19세기경>

 

그렇다면 아빠가 아기를 안을 때, 아이가 없는 여성이 아기를 안을 때, 인형을 안을 때는 어떠할까?

 

스즈키 고타로와 요네 모토 토모미는 성별의 구분없이 1,270명을 대상으로 아기를 안는 실험을 진행했다. 아이가 있는 경우에는 평소 어느 쪽으로 아기를 안는지 물어봤고, 아이가 없는 경우에는 인형을 안아보라고 했다. 여러분도 인형을 들고 안아보자.

 

<코르다, 나무토막 인형을 안고 있는 소녀, 1959>

 

"내 아기라 생각하고 편한 방법으로 안아보세요."

 

대부분의 엄마와 아빠는 아기를 왼쪽 가슴에 안는 경향이 있었다. 아이가 없는 여성도 왼쪽으로 안는 경우가 많았다.

 

<스즈키, 아기를 어느 쪽으로 안을까?, 1995(출처 : '무서운 심리학')>

 

그렇다면 정말로 심장이 감정과 애정을 표현하기 때문에 왼쪽으로 안는 것일까?

 

다른 가설로는 아기의 머리크기와 관계가 있다. 어린 아기의 머리가 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다른 종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렇기 때문에 머리가 무겁고, 목을 가누기가 힘들다. 신생아는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고, 이런 아기를 몸 가운데로 안으면 아기의 머리는 자연스럽게 왼쪽에 오게 된다.

 

또다른 가설은 마음이 불안할 때 왼쪽 가슴에 안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마음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물건을 안게 하면 오른쪽보다 왼쪽으로 안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심각한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면 왼쪽 가슴에 손을 얹는다. 왼쪽으로 안는 것은 불안감을 낮추도록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좌뇌와 우뇌의 기능>

 

마지막 가설은 우뇌와의 관계로 설명하는 것이다. 우뇌는 인간의 감정과 관계가 있다. 아기를 왼쪽 가슴에 안으면 아기에 대한 정보가 우뇌에 전달된다. 아기를 왼쪽에 안는 것은 아기의 감정상태를 파악하기 쉽게 한다.

 

이제 내 방에 하나쯤 있는 인형을 집어들고 안아보자!

 

로뮤토피아의 엄마가 아기를 왼쪽 가슴에 안는 이유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로뮤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

 

스즈키 고타로, 무서운 심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