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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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야 하는 시간
“기억은 마음 내키는 곳에 드러눕는 개와 같다.” 체스 노테봄 묵은 기억은 모두 날려버리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할 때이다. 때때로 기억은 보내버리라는 우리의 명령을 잘 듣지 않는다. 내가 소환하지 않은 기억이 저절로 떠오르기도 한다. 마치 기억은 개와 비슷하다. 우리가 던져버린 것을 주워들고 꼬리를 흔들며 돌아온다. 우리는 행복을 지향한다고 말한다. 아니 우리 모두는 행복하게 살고 싶어한다. 그러면서도 잊고 싶은 기억을 꼼꼼하게 메모한다. 정작 행복한 순간은 즐기지 못한다. 우리의 불쾌한 기억은 기억의 네트워크 속에서 다른 불편한 기억들과 연결되어 있다. 때로는 어떤 냄새 때문에 수십 년 동안 잊고 있던 일이 떠오르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 서른 살 때보다 어린 시절의 기억을 더 선명하게 떠올릴 수 있기도 ..
2021.01.02 -
비뚤어진 사랑
“인간의 운명은 그의 마음속에 있다.” 헤로도토스 인간이해의 근본은 지나친 교만과 자만을 버리는 것이다. 인간에 대한 이해는 인류의 가장 큰 과제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무지하다. 우리는 대부분 인간을 이해할만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 소외된 사람들의 세상 인간이해의 무지에 대한 문제는 현대인의 소외된 삶과 관련이 있다. 우리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소외감을 느낀다. 현대인은 친밀감을 허락하지 않는다. 서로에게 낯선 존재가 되어버린 우리는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부모와 자식의 평행선 가족이 해체되고 있다. 경제적, 사회적 이유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그 기저에는 몰이해가 있다. 우리나라에는 가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와 전통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 개념마저 희미해지고 있다. 우리 주변에는..
2020.12.19 -
망각의 시간
악마의 물을 마시다. 우리나라는 술에 대해 관대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집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인 남성의 월간 음주율은 남성의 경우 70.5%, 여성의 경우 51.2%이다. 남성은 소폭 하락하고 있고, 여성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의 기준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인의 대부분은 알콜중독자인 셈이다. 우리나라보다 음주에 더 관대한 나라는 러시아뿐이다. 음주문화가 관대한 또 다른 집단은 예술가들이다. 예술작품 속에는 술이 자주 등장한다. 국적을 막론하고 실제로 술에 절어 살았던 예술가들이 많았다. 19세기 화가들은 압생트라는 독한 술을 즐겨 마셨다. 압생트는 저렴하고 도수가 높아 빨리 취할 수 있었다. 가난한 예술가들에게 최적화된 술이었다. 압생트의 도수는 무려 70도..
2020.12.18 -
크리스마스 솔로 탈출
수신양호 솔로탈출을 하기 위해선 우선 누군가를 만나야 한다. 누군가를 처음 만날 때 상대방의 어느 쪽에 서야 좋을까. 우리는 일반적으로 처음 이성을 만날 때 상대방의 오른편에 위치하여 오른쪽 시선을 마주치기를 원한다. 오른쪽 눈동자가 이성적 사고를 관장하는 좌뇌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상대방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뇌는 본능적인 감정선과 연결되어 있다. 때문에 왼쪽에 서서 상대방의 왼쪽 눈동자를 바라보면 감정이 앞서 판단이 흐려진다. 그러나 상대방과 가까워진 이후에는 오히려 왼쪽에 앉는 편이 더 유리하다. 왼쪽 눈동자를 바라보면 상대방의 감정을 쉽게 읽을 수 있고 긍정적인 감정을 교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성과 여성의 차이 남성은 여성이 정면에서 다가오면 너무 공격적이거나 도..
2020.12.14 -
죽음을 망각하다
우리는 죽음을 망각하고 터부시 하는 문화에 익숙하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는 죽을 것이기 때문에 잘 살아야 한다는 말은 너무 진부한 읊조림처럼 들린다. 경계선에 서 있는 사람들 자살환자, 자살충동에 빠져 생명을 끊으려는 사람, 심각한 자살생각을 품고 있거나 그것을 행동에 옮기기 위해 적절한 수단을 찾고 있는 사람 등은 모두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서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위험에 빠진 사람들이다. 우리는 그들을 도와야 할까? 죽고 싶다는 마음의 중심에는 상실감이 있다. 공허함도 나 자신이 없다는 상실감이고, 일로 인한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허무함도 상실감이고, 관계에 치인 상처도 상실감이다. 심리학을 연구하는 루시 혼은 인간에게는 회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고 말한다. 자신의 삶이 끔찍한 방향으로 틀어졌을..
2020.12.10 -
죽음을 망각하다
우리는 죽음을 망각하고 터부시 하는 문화에 익숙하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는 죽을 것이기 때문에 잘 살아야 한다는 말은 너무 진부한 읊조림처럼 들린다. 경계선에 서 있는 사람들 자살환자, 자살충동에 빠져 생명을 끊으려는 사람, 심각한 자살생각을 품고 있거나 그것을 행동에 옮기기 위해 적절한 수단을 찾고 있는 사람 등은 모두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서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위험에 빠진 사람들이다. 우리는 그들을 도와야 할까? 죽고 싶다는 마음의 중심에는 상실감이 있다. 공허함도 나 자신이 없다는 상실감이고, 일로 인한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허무함도 상실감이고, 관계에 치인 상처도 상실감이다. 심리학을 연구하는 루시 혼은 인간에게는 회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고 말한다. 자신의 삶이 끔찍한 방향으로 틀어졌을..
2020.12.10